19세기 영국 원정 출산 | 식민지 태생의 차별과 제국주의 🤔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라 불렸던 19세기 영국. 그 거대한 영토 안에서는 뜻밖에도 태어난 장소에 따른 뿌리 깊은 차별이 존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바로 이 식민지 태생에 대한 차별을 피하기 위해 성행했던 '원정 출산'이라는 흥미로운 현상과, 이것이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정글북>으로 유명한 러디어드 키플링의 사례를 통해 그 복잡한 관계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식민지 태생 = '2등 국민'? 🇬🇧 차별과 원정 출산의 배경

19세기 영국은 광대한 식민지를 거느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식민지에서 태어난 영국인들은 부모의 신분과 상관없이 본국 태생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2등 국민'으로 취급받았고, 이는 사회적 지위나 권리 행사에 제약을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차별을 피하기 위해, 특히 인도와 같은 주요 식민지에 파견된 고위 관료나 부유층들은 임신한 부인을 본국인 영국으로 보내 출산하는 '원정 출산'을 감행했습니다. 이는 태어날 자녀가 '영국 태생'이라는 신분을 얻어 차별 없이 완전한 영국인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게 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심지어 당시 영국 내 유대인들도 영국에서 태어나지 않으면 외국인으로 간주되어 토지 구입 제한, 높은 세금 부과 등 불이익을 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의 유대 상인들조차 부인을 영국으로 보내 원정 출산을 시켰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차별 극복의 다른 길? 엇나간 애국심, 키플링의 사례 🖋️

하지만 모든 이가 원정 출산이라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다른 이유로 식민지에서 태어난 이들 중 일부는, 오히려 차별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감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극단적인 방식으로 영국 제국주의를 옹호하고 전파하는 길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 1865~1936)입니다. 인도 봄베이에서 태어난 키플링은 명문가 출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아버지는 미술학교 교장, 어머니는 목사의 딸), 식민지 태생이라는 꼬리표는 그의 삶에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키플링은 <정글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1907년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했지만, 동시에 '백인의 사명'을 운운하며 노골적으로 제국주의를 찬양하는 이데올로그였습니다. 많은 문학사학자들은 그의 이토록 극단적인 제국주의 옹호가, 식민지 태생이라는 깊은 열등감을 떨쳐내고 '진정한 영국인'으로 인정받고픈 무의식적인 보상심리가 과도하게 발현된 결과라고 평가합니다. 심지어 당시 인도에서는 키플링의 어머니가 인도인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돌았는데, 이는 혼혈에 대한 극심한 차별이 존재했던 당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키플링의 사례는 부모가 원정 출산을 선택하지 않은 결과, 역설적으로 식민지에 대한 억압과 착취를 가장 적극적으로 정당화하는 인물이 등장하게 된 비극적인 단면을 보여줍니다.

과거의 그림자, 현재의 질문 🤔 우리 사회는?

19세기 영국의 원정 출산과 키플링의 사례는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이 개인과 사회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특정 국가로의 원정 출산이나 사회 지도층 자녀들의 병역 기피 문제 등을 볼 때, 이러한 현상들이 과거 제국주의 시대의 병폐처럼 극단적인 해외 숭배, 책임 회피, 사회 양극화와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기 어렵습니다.

결국 우리는 태생이나 배경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성찰하고, 제국주의와 같은 과거의 잘못된 이데올로기가 남긴 상처를 되돌아보며, 현재 우리 사회는 책임과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가고 있는지, 깊이 고민해 볼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