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실록] 영조: 52년 최장수 통치, 탕평책으로 붕당정치를 가른 조선 제21대 왕 👑⏳

 

무수리 아들에서 강력한 군주로, 사도세자 죽음의 비극을 낳은 노력의 정치가

천민 출신에서 왕이 된 영조의 등극 👶👑

1724년, 경종이 사망하자 그의 이복동생 연잉군(영조)이 31세의 나이로 조선의 제21대 임금이 됩니다. 숙종의 후궁 중 무수리(가장 낮은 신분의 궁녀) 출신인 최숙빈의 아들이었던 영조는 어떻게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조선을 통치했을까요? 그는 어떻게 붕당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강력한 왕권을 확립했을까요?

 

영조가 즉위하자 조정은 온통 소론이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경종 시대와는 다르게 이제는 노론 왕과 소론 정권의 조합이었습니다. 영조는 경종 즉위 초에 연잉군(영조) 세제 책봉 문제로 노론과 소론이 충돌했던 신임옥사에 대해 책임을 물었는데, 이때 신임옥사를 일으킨 목호룡과 소론 대신들을 숙청하고 빈자리를 노론 인사들로 채웠습니다. 이것이 '을사처분'입니다.

 

그러나 영조는 노론의 왕으로 남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라 백성 모두의 임금이 되기 위해 인재를 고르게 등용한다는 '탕평책'을 추구했습니다. 이에 정권을 잡은 노론이 소론에게 정치적 보복을 가하려 하자 영조는 노론을 대거 파면하고 소론을 조정에 합류시켰습니다. 이것이 '정미환국'입니다.

영조 어진

이인좌의 난과 정치적 입지 강화 ⚔️

1728년, 소론의 몰락 여파와 남인의 급진파가 합세하여 영조를 축출하려는 반란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이인좌의 난'입니다.

이인좌는 자신들이 지지하던 경종이 죽자 정치적 기반이 불안해짐을 느끼고, 갑술환국 때 소외된 남인 급진파까지 포섭했습니다. 이들은 "천출 무수리 아들 영조와 노론들을 제거해 버리고 소현세자의 증손자를 왕으로 추대하자"며 반역을 꾀했지만, 정미환국으로 소론들이 정권에 참여하게 되면서 계획이 약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인좌는 포기하지 않고 "영조가 경종을 독살했다"는 내용의 글을 전국 곳곳에 붙이며 민심을 자극했습니다. 결국 이인좌의 군대는 패하고 주모자들이 서울로 압송되어 처형됩니다.

이인좌의 난을 진압한 후, 영조는 이를 계기로 붕당을 초월한 통치 방식인 탕평책을 더욱 강화합니다. 1729년 '기유처분'으로 노론과 소론의 탕평 세력을 골고루 등용해 탕평정국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탕평책과 정통성 콤플렉스 🏛️

영조는 '천한 무수리의 아들'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임금다운 임금으로 인정받기 위해 평생 노력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에게는 피할 수 없는 정통성 콤플렉스가 있었고, 이것이 그의 통치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조는 항상 공부에 정진했으며, 신하들이 쉽게 상대하지 못할 만큼 학문 수준이 높았습니다. 또한 자신의 부족함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국정에 매진했습니다.

사도세자의 비극: 뒤주 속 죽음의 실체 📦

영조의 다른 콤플렉스는 두 아들, 효장세자와 사도세자와의 관계에서 드러납니다. 열 살배기였던 첫째 효장세자가 영조 35세 때 죽고, 한동안 아들 소식이 없다가 뒤늦게 얻은 왕자가 사도세자였습니다.

영조는 총명했던 어린 세자를 무척 예뻐했지만, 본격적인 왕세자 수업이 시작되면서 애정이 식기 시작했습니다. 체격이 컸던 사도세자는 공부보다 무예에 흥미가 많았는데, 영조는 공부에 흥미가 없는 세자에게 매우 실망했습니다.

1749년 영조가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맡기는데, 초기엔 정성스레 군주 수업을 가르쳤으나 점차 그의 질책은 가혹해졌고 세자는 기가 죽어갔습니다. 세자는 영조를 매우 두려워해서, 영조가 찾아온다는 소식에 불안해 밤을 새우고 울었습니다.

결국 1762년, 나경언의 고변으로 사도세자의 비행 10여 가지가 알려지게 됩니다. 비록 사도세자는 자신의 행동이 광증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영조는 세자에게 자결을 명하고 이후 그를 폐세자해 서인으로 강등합니다. 결국 사도세자는 뒤주 속에 갇힌 채 8일 동안 굶다가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민생개혁과 인권 존중의 정치 🌾

영조는 탕평책으로 왕권을 강화하고 전국을 안정시켰으며, 이에 따라 조선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장 돋보인 것은 죄수의 인권을 개선한 것인데, 무릎에 맷돌을 올려 뼈를 으스러뜨리는 압슬형을 폐지하고 사형수에게 초심·재심·삼심을 거치게 하여 사형을 신중히 집행하게 했으며, 얼굴에 문신을 새기는 것과 같은 가혹한 형벌을 금지했습니다.

또한 신문고 제도를 부활시켜 백성들이 직접 억울한 일을 알릴 수 있게 했습니다. 경제정책에서는 균역법이 돋보입니다. 조선 백성들이 내던 세금 중에서도 중앙군 병영 운영 경비 마련을 위해 걷는 군포가 있었는데, 여러 병영에서 독자적으로 군포를 걷어 백성들의 부담이 컸습니다.

이 실태를 파악한 영조는 1751년 균역법을 실시하여 2필씩 내던 군포를 1필로 감면했고, 부족한 재정은 잡세를 걷어 보충했습니다. 토지 소유자와 부유한 양민에게 세금을 걷고, 상업·어업·농업 종사자 중에서도 소득이 생기면 세금을 내게 했습니다.

최장수 통치와 유산 🏯

왕세자 시절부터 끝없는 당쟁에 휘말렸던 영조는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탕평책으로 정국을 이끌며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행했습니다. 그는 조선 왕 중 가장 오래 재위(52년)했고, 가장 장수하여 83세까지 살다가 1776년에 사망했습니다.

영조의 사후, 그의 손자 정조가 왕위를 계승합니다.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는 아버지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게 되며, 이는 조선 정치사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영조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

• 무수리 출신 최숙빈의 아들로 태생적 신분 한계를 가지고 있었음
• 탕평책을 통해 붕당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강력한 왕권을 확립
• 52년간 재위한 조선 최장수 국왕
• 균역법 실시로 백성들의 세금 부담을 크게 줄임
•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 비극적 사건의 주인공
• 죄수의 인권 개선과 형벌 제도 개혁에 큰 관심을 가짐
• 83세까지 살며 조선 왕 중 가장 장수한 군주

영조는 비록 천한 출신이라는 한계와 사도세자 죽음이라는 오점이 있었지만, 탕평책을 통한 정치적 안정과 민생 개혁으로 조선의 기틀을 다진 중요한 왕이었습니다. 그의 52년 통치는 조선 역사에서 가장 긴 시간으로, 이 기간 동안 그는 붕당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왕권 중심의 통치 체제를 확립했습니다. 영조의 시대는 조선 중기에서 후기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으며, 그의 통치는 이후 조선의 정치적, 사회적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