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실록] 순조: 11살 어린 왕의 즉위, 세도정치의 시작과 60년 암흑기의 서막 👑🌑

 

안동 김씨 가문의 권력 장악으로 왕권이 상실된 시대, 조선 제23대 왕의 불안한 통치

정조의 손자가 어린 나이에 왕이 되다 👦

1800년, 정조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의 11살 어린세자가 조선의 제23대 왕 순조로 즉위했습니다. 너무 어린 왕 대신 왕실의 최고 어른인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맡게 되는데, 이 시기에 조선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요? 왜 순조의 시대는 '세도정치'라 불리는 암흑기의 시작이 되었을까요?

정순왕후는 15살 때(1762년) 당시 66세였던 영조의 왕비가 된 인물로, 사도세자의 어린 새어머니였습니다. 정조 시대에는 큰 존재감이 없었으나, 이제 수렴청정을 통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순조 즉위 2년의 기록에 따르면, 정순왕후는 "내가 여주(女主)로서 조정에 임한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여주를 자처해 왕에 버금가는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순조 익선관 추정 어진

정조 시대 개혁의 무효화와 보수 반동 🔄

정순왕후는 모든 것을 정조 이전으로 돌려놓기 시작했습니다. 규장각의 기능을 축소하고, 장용영을 폐지했으며, 사도세자의 신원회복을 없던 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사도세자를 지지했던 시파를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자신이 속한 벽파 세력의 신하들을 대거 등용했는데, 특히 벽파 중에서도 강경파로 알려진 심환지를 영의정으로 삼았습니다.

정순왕후는 특히 천주교 탄압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조선 후기에 청나라를 통해 유입된 서양 학문 중 하나인 천주교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정신을 강조하고 조상에게 제사를 거부하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에, 신분제가 엄격하고 제사를 중요시하던 조선의 정서와 맞지 않았습니다.

정조 시대에는 이러한 탄압이 상대적으로 약했으나, 정순왕후와 벽파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1801년 '신유박해'라는 최초의 대규모 천주교 탄압이 일어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조 시대에 성장한 남인들이 몰락했고, 그중에는 실학자 정약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개막 🏛️

순조가 15세가 되자 벽파의 수장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에서 물러났고, 얼마 후 그녀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후 시파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순조의 왕비로 안동 김씨 가문의 딸이 간택되었는데, 이들 안동 김씨 가문은 어린 왕을 대신해 정치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최대 실세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안동 김씨 가문의 세도정치는 순조, 헌종, 철종까지 3대에 걸쳐 약 60년 동안 이어지면서 왕권은 추락하고 왕은 허수아비 신세가 됩니다.

세도정치의 폐단과 사회 불안 😔

세도정치의 원류는 정조 시대의 홍국영이지만, 순조 이후의 정치를 세도정치라고 부르는 이유는 특정 가문이 당파를 뛰어넘는 위세를 떨쳤기 때문입니다.

세도정치의 최대 문제점은 관리 감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부정부패가 만연했다는 점입니다. 정치적 기강이 무너지고 돈으로 관직을 사고파는 매관매직이 횡행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상업의 성장으로 부를 쌓은 평민들이 몰락한 양반에게 족보를 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분 상승을 꾀했고, 결국 전체 인구의 절반이 양반인 기형적인 사회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이에 양반이 되지 못한 농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전국 각지에서 민란이 일어났고, 순조 11년(1811년)에는 평안도에서 홍경래의 난이 발생했습니다. 몰락한 양반과 유랑 지식인, 서민층과 상인들이 연합한 이 대규모 반란은 결국 관군에 진압되었지만, 조선 사회의 모순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순조의 말년과 죽음 💀

큰 체격에 미식(美食)을 즐겨 비만했던 순조는 중반기를 지나면서 점점 더 정치에 무기력해졌습니다. 그에게 위안이 되었던 것은 효명세자(후에 문조로 추존)의 존재였습니다.

19세기 조선 후기에서 오랜만에 탄생한 정비 소생의 세자였던 효명세자는 학문이 뛰어나고 외모도 출중했으며,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 아래 무력하게 지내던 아버지 순조와는 확연히 다른 인물이었습니다.

효명세자는 19세부터 대리청정을 하며 총명함을 발휘했고, 강단 있는 일처리로 긴장이 풀린 신하들을 바짝 긴장시켰습니다. 또한 박규수를 등용해 세도정치로 무너지는 조선을 다시 일으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효명세자는 대리청정 3년 만에 병세가 악화되어 불과 2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에 순조는 깊이 슬퍼했고, 2년 뒤 연달아 공주들마저 죽자 순조의 얼굴에선 더 이상 웃음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순조는 1834년, 4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뒤를 이은 사람은 순조의 손자이자 효명세자의 아들인 헌종이었습니다.

순조의 역사적 평가와 유산 📚

순조는 11살에 즉위하여 34년간 통치했지만, 실질적인 권력은 정순왕후와 안동 김씨 가문에게 있었습니다. 그의 통치 기간은 세도정치의 시작점이 되었고,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고 백성들의 고통이 심화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순조 시대는 단순히 암흑기만은 아니었습니다. 이 시기에 상업이 발달하고 신분제가 동요하기 시작했으며, 홍경래의 난을 통해 사회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서구 열강의 접근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조선은 점차 국제 정세의 변화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순조 자신은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그의 아들 효명세자가 잠시나마 보여준 개혁 의지는 훗날 흥선대원군과 고종의 개혁 정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순조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

• 11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정순왕후의 수렴청정을 받음
• 정비(正妃) 소생의 아들 효명세자가 탄생한 것은 숙종 이후 오랜만의 일이었음
• 안동 김씨 가문의 세도정치가 시작된 시기를 통치함
• 홍경래의 난(1811년)이 일어나 조선 사회의 모순이 드러남
• 서구 열강의 접근이 시작되었으나 쇄국 정책을 고수함
• 효명세자의 젊은 나이의 죽음이 큰 충격을 줌
• 순조, 효명세자, 헌종으로 이어지는 3대가 모두 젊은 나이(45세, 22세, 24세)에 사망함

순조의 시대는 정조가 이룩한 개혁의 좌절과 세도정치의 시작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이었습니다. 왕권이 약화되고 외척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조선은 점차 내외적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는 후대 조선의 쇠퇴와 개화기의 혼란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