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가 재미없는데... 그래도 돈 냈으니까 끝까지 봐야지."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시죠? 영화관에서 30분쯤 봤는데 영화가 너무 재미없어요. 나가고 싶은데 이미 1만 5천 원이나 냈다는 생각에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끝까지 봅니다.
이게 바로 매몰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입니다. 경제학에서 자주 나오는 개념인데, 우리 일상에서 정말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오늘은 이 매몰비용이 뭔지, 왜 우리를 잘못된 선택으로 이끄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매몰비용이란?
매몰비용(Sunk Cost)은 이미 써버려서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을 말합니다. '매몰(埋沒)'이라는 단어 자체가 '땅에 묻혀 사라진다'는 뜻이에요. 물속에 가라앉아 다시 건질 수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 이미 본 영화 티켓값
- 벌써 먹어버린 뷔페 입장료
- 이미 다녀온 여행 경비
- 작년에 산 헬스장 연회원권
이런 돈들은 아무리 아깝다고 생각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미 지출된 돈이니까요.

매몰비용의 오류란?
문제는 이 이미 쓴 돈 때문에 앞으로의 선택을 잘못하는 겁니다. 이게 바로 매몰비용의 오류예요.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이미 쓴 돈은 어차피 돌아오지 않으니 앞으로의 선택과는 무관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 어떻게 하는 게 더 이익일까?"인데, 사람들은 "이미 돈을 썼으니까 본전은 뽑아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더 큰 손해를 보게 되죠.
일상 속 매몰비용의 오류
우리 생활에서 정말 많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영화관에서 영화가 지루한데 이미 표값을 냈으니 끝까지 본다고 2시간을 고통스럽게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표값 1만 5천 원은 이미 지불했어요. 나가든 안 나가든 돌아오지 않습니다.
지금 중요한 건 "앞으로 1시간 30분을 이 영화를 보면서 보낼까, 아니면 나가서 다른 걸 할까?"입니다. 카페에 가서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게 더 가치 있다면 나가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에요.
뷔페에서 뷔페 입장료 3만 원을 냈으니 본전 뽑으려고 배가 터지도록 먹습니다. 그런데 이미 배는 부르고 더 먹으면 속이 안 좋을 것 같아요.
입장료 3만 원은 이미 냈습니다. 더 먹든 안 먹든 돌아오지 않아요. 그런데 억지로 더 먹어서 소화불량에 걸리면? 오히려 손해죠. 차라리 적당히 먹고 건강하게 나가는 게 현명합니다.
헬스장 연회원권 작년에 헬스장 연회원권을 60만 원 주고 샀는데, 요즘 너무 바빠서 한 달에 한 번도 못 가고 있어요. 그런데 "돈이 아까워서" 억지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헬스장에 갑니다.
60만 원은 이미 지불했습니다. 가든 안 가든 돌아오지 않아요. 지금 몸이 피곤한데 억지로 운동하면 오히려 건강에 안 좋을 수 있어요. 차라리 집에서 푹 쉬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못 입는 옷 백화점에서 비싼 옷을 샀는데 막상 입어보니 나한테 안 어울려요. 하지만 "비싼 돈 주고 샀는데"라는 생각에 옷장에 계속 걸어둡니다. 2년째 한 번도 안 입었는데도요.
그 옷값은 이미 지불했습니다. 입든 안 입든 돌아오지 않아요. 안 입을 옷이면 차라리 중고로 팔거나 기부하는 게 낫습니다. 옷장 공간도 확보되고 누군가에게는 유용할 수 있으니까요.
재미없는 게임이나 드라마 게임 아이템에 10만 원을 썼는데 게임이 재미없어졌어요. 하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억지로 계속 합니다. 드라마를 10부까지 봤는데 재미없어요. 하지만 "여기까지 봤는데"라는 생각에 20부까지 고통스럽게 봅니다.
이미 쓴 돈과 시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재미있는 다른 걸 하는 게 낫죠.
왜 이런 오류에 빠질까?
사람들이 매몰비용의 오류에 빠지는 데는 심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손실 회피 심리: 사람은 이득보다 손실을 더 크게 느낍니다. 이미 쓴 돈을 완전히 손해로 인정하기 싫은 거예요. "본전만이라도 뽑자"는 심리가 작동합니다.
매몰비용을 인정하기 싫음: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합니다. 끝까지 고집하면 그 선택이 옳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으니까요.
사회적 압력: "돈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 "아껴야 한다"는 교육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이미 쓴 돈을 포기하는 게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매몰비용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핵심 질문을 바꾸기 "이미 얼마를 썼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어떻게 하는 게 더 나을까?"를 물어보세요.
영화관 예시로 돌아가면:
- 잘못된 질문: "표값 1만 5천 원이 아까운데?"
- 올바른 질문: "앞으로 1시간 30분을 여기 앉아 있는 게 나을까, 나가서 다른 걸 하는 게 나을까?"
과거는 과거, 미래는 미래 이미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선택이에요. 과거의 선택이 잘못됐다면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게 현명합니다.
기회비용 생각하기 지금 선택 때문에 포기하는 다른 기회들을 생각해보세요. 재미없는 영화를 2시간 보는 동안 할 수 있었던 다른 일들 말이에요.
비즈니스에서의 매몰비용
이 개념은 사업이나 투자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실패한 사업 접기 사업에 1억을 투자했는데 망하고 있어요. 하지만 "1억이 아깝다"는 생각에 계속 돈을 쏟아붓습니다. 결국 2억, 3억으로 손해가 늘어나죠.
합리적인 판단은 "앞으로 이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가?"입니다. 이미 쓴 1억은 어차피 돌아오지 않아요. 더 쏟아부어도 실패할 것 같다면 과감히 접는 게 손실을 줄이는 길입니다.
주식 투자 100만 원에 산 주식이 50만 원으로 떨어졌어요. "본전 될 때까지 기다려야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회사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면?
중요한 건 "이 주식이 앞으로 오를까?"입니다. 100만 원에 샀든 200만 원에 샀든 관계없이, 미래 전망이 안 좋다면 파는 게 맞습니다. 그 돈으로 더 나은 투자를 할 수 있으니까요.
매몰비용을 인정하는 용기
매몰비용의 오류에서 벗어나려면 "내가 잘못 선택했다"는 걸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실패를 인정하는 게 창피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실수를 인정하고 방향을 바꾸는 것과, 실수인 줄 알면서도 고집 부리며 더 큰 손실을 보는 것 중 어느 게 더 현명할까요?
성공한 기업가나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빠른 손절입니다. 잘못된 결정이라는 걸 깨달으면 과감히 방향을 바꿔요. 이미 쓴 돈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봅니다.
다음에 "이미 돈을 썼으니까..."라는 생각이 들면 잠깐 멈추고 생각해보세요.
"그 돈은 이미 갔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는 게 나한테 더 이익일까?"
이 질문만 기억하셔도 훨씬 합리적인 선택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재미없는 영화는 과감히 나오고, 안 맞는 옷은 정리하고, 실패한 프로젝트는 접으세요. 그게 진짜 현명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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