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싱(Stealthing)과 명예훼손 위협, 피해자가 알아야 할 법적 대응 가이드

 

📢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스텔싱' 피해자들

성관계 중 상대방 모르게 콘돔을 제거하는 '스텔싱(Stealthing)'이라는 행위, 들어보셨나요? 외국에서는 이미 성범죄로 인정되는 행위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현행법에서는 아직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피해 사실을 공론화했을 때 오히려 가해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역고소 위협을 받게 되는 현실입니다.

오늘은 스텔싱 피해 사실을 SNS에 공론화한 후 명예훼손 고소 위협을 받고 있는 피해자가 알아야 할 법적 대응법과 지원 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법

🧐 스텔싱, 왜 문제인가?

스텔싱은 영어 'stealthing'에서 유래한 용어로, 성관계 도중 상대방이 모르게 또는 동의 없이 콘돔을 제거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예절 문제가 아닌 중대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입니다.

스텔싱이 초래하는 피해:

1. 신체적 위험: 원치 않는 임신, STD(성병) 감염 위험
2. 정신적 트라우마: 신뢰 위반, 배신감, 불안, 우울 등 심리적 고통
3. 자기결정권 침해: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동의 조건 위반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는 스텔싱을 이미 '성폭력'이나 '성범죄'로 인정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명확한 법적 규정이 없어 이를 성범죄로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법정

💼 명예훼손 고소 위협에 대한 대응 방법

SNS에 스텔싱 피해 사실을 공론화했다가 가해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면, 다음과 같은 대응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1. 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대한 이해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실제 있었던 일을 말했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다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 진실한 사실로서
-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
- 비방의 목적이 없는 경우

위 조건에 해당하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공론화 게시물 검토하기

명예훼손 위협을 받았다면, 본인이 작성한 게시물을 다음 기준으로 점검해보세요:

• 특정성: 게시물에서 가해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는지?
• 사실성: 기술된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지?
• 목적성: 단순히 가해자를 비방하기 위한 것이 아닌, 사회적 경각심 제고 등 공익적 목적이 있는지?
• 표현방식: 과도한 인신공격이나 감정적 표현 없이 객관적으로 서술했는지?

3. 증거 자료 확보하기

피해 사실에 대한 증거와 SNS 게시 전후 상황에 대한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세요:

• 당시 대화 내용, 문자메시지
• 의료기관 진료 기록 (있는 경우)
• 상담 기록 (심리상담 등)
• 가해자의 협박 메시지 등

4. 법률 전문가 상담받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가능성이 있다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대한법률구조공단: 무료 법률상담 제공
• 한국성폭력상담소: 성폭력 관련 법률 지원
• 대한변호사협회: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
•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온라인 공간에서의 성범죄 지원

명예훼손

🚓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을 때의 절차

실제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면, 다음과 같은 절차가 진행됩니다:

1. 수사 단계

•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서 수령: 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게 됩니다.
• 피의자 조사: 혐의 내용에 대해 조사를 받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대응 포인트:

• 진술 전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 사실관계와 목적(공익성)을 명확히 준비해서 진술합니다.
• 게시물의 내용이 사실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준비합니다.
• '비방 목적'이 아닌 '사회적 경각심 제고' 등의 공익적 목적을 강조합니다.

2. 검찰 수사단계

• 검찰 송치: 경찰 수사 후 검찰로 사건이 넘어갑니다.
• 검찰 수사 및 처분 결정: 검찰은 기소 여부를 결정합니다.

3. 재판 단계 (기소된 경우)

• 공판절차: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됩니다.
• 판결: 유/무죄 판단이 내려집니다.

🛡️ 스텔싱 피해자가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들

현행법상 스텔싱 자체를 성범죄로 처벌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법적 조치들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1.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스텔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치료비 등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절차:

1. 내용증명 발송 (시효 중단 효과)
2.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3. 소장 접수 및 재판 진행
4. 판결 및 강제집행 (승소 시)

핵심 포인트:

•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안 날로부터 3년', '있은 날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 손해의 발생과 가해자-행위-손해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 정신적 고통(위자료)도 배상 범위에 포함됩니다.

2. 가해자의 명예훼손 고소에 대한 역고소 검토

가해자가 허위로 명예훼손 고소를 했거나, 협박의 수단으로 고소를 언급했다면 다음과 같은 역고소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 무고죄: 허위 사실로 고소한 경우
• 협박죄: 명예훼손 고소를 빌미로 협박한 경우
• 강요죄: 게시물 삭제 등을 강요한 경우

3. 기타 가능한 법적 조치

상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조치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성폭력 관련 고소: 스텔싱 이후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강제로 성관계를 지속했다면 강간죄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 디지털성범죄 신고: 스텔싱 이후 촬영 등의 행위가 있었다면 관련법에 따른 신고가 가능합니다.

💡 피해자 지원 제도 활용하기

다음과 같은 지원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심리•의료 지원

• 해바라기센터: 성폭력 피해자 심리 상담 및 의료 지원
• 정신건강의학과: 트라우마 치료 및 상담 (건강보험 적용)
• 성폭력상담소: 심리 상담 및 지원 연계

2. 법률 지원

• 대한법률구조공단: 무료 법률상담 및 저소득층 소송 지원
• 한국성폭력상담소: 성폭력 관련 법률 지원
• 공익법률지원단체: 여성, 인권 관련 공익 법률 지원

📚 미투 운동 이후 명예훼손 관련 법적 변화

미투 운동 이후 성폭력 사건에서의 명예훼손 적용에 일부 변화가 있었습니다:

1. 판례의 변화

대법원은 최근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론화한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 진실성이 있는 성폭력 피해 사실의 공론화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피해자 관점에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2. 위법성 조각 사유의 확대 적용

미투 운동 이후 법원은 다음의 경우 명예훼손의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보는 경향이 강화되었습니다:

• 실제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진술한 경우
•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 표현의 방법•정도가 적절한 경우

3. 피해자 법률 지원 강화

• 국선변호인 제도 확대
• 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의 법률 지원 확대
•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설립 등

💭 마치며: 법의 공백 속에서도 포기하지 마세요

스텔싱은 분명 동의를 침해하는 심각한 행위이지만, 아직 한국 법에서는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피해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며, 피해자의 고통이 경시될 이유는 더더욱 아닙니다.

법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결국 피해자들의 목소리입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용기가 모여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궁극적으로는 법적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다만, 공론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와 법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신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억하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비록 법적으로 완벽한 해결책이 없더라도, 당신의 경험과 감정은 유효하며,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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