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를 타고 창밖을 내다보신 적 있으시죠? 구름 위를 떠다니는 느낌은 언제나 신기합니다. 그런데 문득 비행기 창문을 자세히 보면, 모서리가 둥글둥글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건물이나 자동차 창문은 대부분 네모난데, 왜 비행기 창문만 둥근 걸까요?
더 놀라운 사실은 옛날 비행기 창문은 네모났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모두 둥글게 바뀌었어요. 그 이유가 뭘까요? 오늘은 비행기 창문에 숨겨진 과학과 슬픈 역사를 알아보겠습니다.

1950년대의 비극
이야기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영국은 세계 최초의 제트 여객기 '코메트(Comet)'를 만들어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프로펠러가 아닌 제트엔진을 단 여객기는 획기적이었고, 영국은 항공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처럼 보였죠.
그런데 1954년, 끔찍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1월 10일, 로마에서 출발한 코메트 여객기가 지중해 상공에서 갑자기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탑승객 35명 전원이 사망했어요.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 후인 4월 8일, 또다시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로마에서 카이로로 향하던 코메트 여객기가 지중해 상공에서 폭발하듯 부서졌고, 2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두 번의 연속된 참사에 전 세계가 경악했고, 영국 정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범인은 네모난 창문
수개월간의 철저한 조사 끝에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원인은 다름 아닌 네모난 창문이었습니다.
"창문이 문제라고?" 처음에는 믿기 어려웠죠. 하지만 과학적 분석 결과, 네모난 창문의 모서리가 치명적인 약점이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비행기가 높은 하늘을 날 때, 객실 내부는 지상과 비슷한 기압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비행기 동체는 내부에서 밖으로 엄청난 압력을 받게 돼요. 마치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요.
이때 네모난 창문의 모서리에 압력이 집중됩니다. 특히 직각으로 꺾이는 부분에 응력(stress)이라는 게 몰리는 거예요. 이게 반복되면서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결국 금속 피로가 누적돼 어느 순간 '탁' 하고 터져버린 겁니다.
건물이나 다리가 무너질 때도 비슷한 원리예요. 모서리나 연결 부분에 응력이 집중되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죠.
둥근 창문의 과학
그렇다면 둥근 창문은 왜 안전할까요?
원이나 타원형은 응력을 골고루 분산시킵니다. 특정 지점에 압력이 몰리지 않고 창문 전체가 고르게 압력을 받는 거예요. 마치 계란 껍데기가 얇지만 잘 깨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비행기 창문이 완전히 둥근 원은 아니에요.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된 둥근 사각형이나 타원형입니다. 이렇게 하면 창문 공간도 확보하면서 안전성도 높일 수 있거든요.
핵심은 날카로운 모서리를 없애는 것입니다. 90도 직각 모서리만 없애도 응력 집중이 훨씬 줄어듭니다.
창문 크기가 작은 이유
비행기 창문을 보면 또 하나 궁금한 게 있습니다. 왜 이렇게 작을까요?
이것도 안전 때문입니다. 창문이 크면 클수록 구조적으로 약해지거든요. 창문은 결국 비행기 동체에 뚫린 구멍이니까요.
작은 창문은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 압력을 더 잘 견딘다
- 만약 문제가 생겨도 피해가 적다
- 동체의 구조적 강도를 유지한다
-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유리는 무거우니까요)
물론 승객 입장에서는 큰 창문으로 경치를 보고 싶겠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니까요.
창문의 다른 특징들
비행기 창문에는 또 다른 재미있는 특징들이 있습니다.
3겹으로 되어 있다: 비행기 창문은 사실 3장의 유리(아크릴)로 되어 있어요. 바깥 유리 2장은 압력을 견디는 역할이고, 안쪽 1장은 보호용입니다. 중간에 작은 구멍이 있는 것도 보이실 텐데, 이건 압력을 조절하고 김서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약간 아래로 치우쳐 있다: 창문이 정확히 눈높이가 아니라 약간 아래쪽에 있다는 걸 느끼셨을 거예요. 이건 앉았을 때 편하게 보라는 배려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날개 부분을 피해 배치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창문 가리개가 이륙·착륙 때 올라가야 하는 이유: 긴급 상황 때 밖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승무원이나 승객이 밖 상황을 확인해야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거든요.
다른 교통수단은?
그럼 다른 교통수단의 창문은 어떨까요?
자동차: 자동차 창문은 네모나죠. 자동차는 비행기만큼 큰 압력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충격에 견디도록 강화유리를 씁니다.
배: 배의 창문도 둥근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잠수함이나 대형 선박은 수압을 견뎌야 하므로 둥근 창문을 선호해요.
우주선: 우주선의 창문도 거의 다 둥글거나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우주 공간의 진공과 내부 압력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서 설계하죠.
건물: 건물은 내외부 압력 차이가 거의 없으니 디자인 자유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네모, 세모, 원형 등 다양한 모양이 가능해요.
안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코메트 사고 이후, 항공 산업은 엄청난 교훈을 얻었습니다. 작은 디자인 하나하나가 승객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을요.
지금 우리가 타는 비행기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구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둥근 창문 하나에도 비극적인 역사와 과학적 발견이 담겨 있는 거죠.
현대 항공기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 중 하나입니다. 2024년 기준으로 상업용 항공기 사고율은 100만 비행 시간당 0.2건 미만이에요. 자동차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이렇게 안전해진 데는 코메트 같은 사고에서 배운 교훈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다음에 비행기를 타실 때 창문을 보시면, 단순히 둥근 모양이 아니라는 걸 느끼실 거예요. 그 둥근 모서리 하나하나가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노력과, 더 안전한 하늘을 만들려는 인류의 지혜가 담긴 결과물입니다.
창밖 구름을 보면서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작고 둥근 창문이 나를 지켜주고 있구나." 그럼 비행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지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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