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거울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거울은 왜 좌우는 바뀌는데 상하는 안 바뀔까?" 오른손을 들면 거울 속 나는 왼손을 들고, 왼쪽 귀걸이는 오른쪽에 보이는데, 머리는 여전히 위에 있고 발은 아래에 있잖아요.
이 질문,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합니다. 심지어 물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어떻게 설명하는 게 가장 쉬울까" 논쟁이 있을 정도예요. 오늘은 이 신기한 현상을 최대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사실은 좌우도 안 바뀐다?
충격적인 사실부터 말씀드릴게요. 거울은 사실 좌우도 바꾸지 않습니다. 상하도 안 바꾸고요. 거울이 바꾸는 건 딱 하나, 앞뒤입니다.
"뭔 소리야? 내가 오른손 들면 거울 속에서는 왼손이 올라가는데?" 이렇게 생각하실 텐데요, 천천히 설명해드릴게요.
지금 거울 앞에 서 계시다면, 거울을 향해 오른손을 뻗어보세요. 거울 속 나도 당신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그런데 그 손은 거울 속 '나'의 어느 쪽 손일까요? 거울 속 나의 입장에서 보면, 그건 '그 사람'의 오른쪽에 있는 손입니다.
혼란스럽죠? 좀 더 쉽게 설명해볼게요.
손바닥으로 이해하기
양손을 마주 보게 펴보세요. 마치 누군가와 하이파이브 하듯이요. 왼손 손바닥과 오른손 손바닥이 마주 보고 있죠?
이제 왼손은 그대로 두고, 오른손만 180도 돌려서 손등이 보이게 해보세요. 그럼 어떻게 되나요? 왼손 엄지는 오른쪽을 가리키고, 오른손 엄지는 왼쪽을 가리킵니다. 엄지의 방향이 반대가 됐죠?
거울이 하는 일이 바로 이겁니다. 당신의 앞쪽(거울을 향한 쪽)을 뒤로 밀어서 뒤집는 거예요. 마치 손을 180도 돌린 것처럼요. 이걸 '앞뒤반전' 또는 '전후반전'이라고 합니다.
글자로 실험해보기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하려면 실험을 해볼까요?
실험 1: 종이에 '오른쪽'이라고 쓰고 거울에 비춰보세요. 글자가 좌우로 뒤집혀서 읽을 수 없죠? 많은 사람들이 "역시 거울은 좌우를 바꾸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실험 2: 이번엔 종이를 뒤집어서 뒷면이 거울을 향하게 해보세요. 이번에도 글자가 똑같이 뒤집혀 보입니다. 그런데 잠깐, 이번엔 좌우를 바꾼 게 아니라 앞뒤를 바꾼 거예요. 종이의 앞면이 당신 쪽을 향하고 뒷면이 거울을 향하니까요.
실험 3: 종이를 눕혀서 위아래가 거울과 수평이 되게 해보세요. 예를 들어 '오른쪽'이라고 쓴 종이를 90도 돌려서 책상에 놓고 거울을 옆에 세우면? 이번엔 글자가 상하로 뒤집혀 보입니다!
이 실험들이 증명하는 건 뭘까요? 거울은 좌우도, 상하도 바꾸지 않고, 오직 거울에 수직인 방향(앞뒤)만 바꾼다는 겁니다.
그럼 왜 좌우가 바뀐 것처럼 느껴질까?
여기서 핵심 질문입니다. 거울이 앞뒤만 바꾸는데, 왜 우리는 좌우가 바뀐 것처럼 느낄까요?
그건 우리가 거울 속 나를 상상할 때 자동으로 회전시키기 때문입니다.
거울 속 나를 볼 때, 우리 뇌는 무의식적으로 "저 사람(거울 속 나)이 거울에서 나와서 내 앞에 서 있다면?"이라고 상상합니다. 그러려면 거울 속 나를 180도 돌려야 하죠. 이 과정에서 좌우가 바뀌는 거예요.
예를 들어볼까요? 당신이 북쪽을 보고 서 있고, 거울이 북쪽 벽에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당신의 오른손은 동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거울 속 나도 여전히 오른손이 동쪽을 가리키고 있어요. 하지만 거울 속 나는 남쪽을 보고 있습니다(앞뒤가 바뀌었으니까요).
이제 거울 속 나가 거울을 뚫고 나와서 내 앞에 선다고 상상해보세요. 그 사람은 남쪽을 보고 있고, 오른손은 동쪽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나(북쪽을 보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 보면, 그 사람의 오른손은 나의 왼쪽에 있는 것처럼 보이죠!
상하는 왜 안 바뀌는 걸까?
그렇다면 왜 좌우는 이렇게 헷갈리는데 상하는 명확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좌우로 대칭인 몸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왼쪽과 오른쪽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위아래는 완전히 다르잖아요. 머리와 발은 전혀 다르게 생겼으니까요.
또 하나, 우리는 누군가를 마주 볼 때 좌우로는 회전하지만 상하로는 회전하지 않습니다. 거꾸로 서서 대화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거울 속 나를 상상할 때도 자동으로 좌우로만 회전시키는 겁니다.
만약 우리가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려 사는 생물이었다면, "거울은 왜 상하만 바뀔까?"라고 질문했을지도 모릅니다!
재미있는 응용
이 원리를 알면 재미있는 것들을 할 수 있습니다.
구급차의 'AMBULANCE': 구급차 앞에 쓰인 글자가 뒤집혀 있는 걸 본 적 있으시죠? 이건 앞 차의 백미러에 비쳤을 때 제대로 보이게 하려는 겁니다. 앞뒤반전을 미리 해둔 거예요.
좌우가 바뀌지 않는 거울: 두 개의 거울을 직각으로 붙여놓으면 좌우가 바뀌지 않는 진짜 나를 볼 수 있습니다. 이발소 거울이 이런 원리예요. 두 번 반사되면서 앞뒤반전이 두 번 일어나 원래대로 돌아오는 거죠.
처음엔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만 기억하세요. 거울은 좌우를 바꾸지 않습니다. 앞뒤를 바꿀 뿐이죠. 좌우가 바뀐 것처럼 느껴지는 건 우리 뇌가 거울 속 나를 회전시켜서 상상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거울을 보실 때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사람은 나를 바라보고 있구나. 앞뒤가 바뀐 나를." 그럼 조금 덜 헷갈리실 거예요!
'읽을거리 >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품은 왜 전염될까? 보기만 해도 나오는 신기한 이유 (23) | 2025.10.30 |
|---|---|
| 비행기 창문이 둥근 이유, 과거엔 네모였다가 사고가? (11) | 2025.10.30 |
| "만리장성은 우주에서 안 보인다" - 교과서가 100년간 가르친 거짓말 (12) | 2025.10.26 |
| "아인슈타인은 수학을 못했다" - 천재를 평범하게 만드는 위안의 거짓말 (9) | 2025.10.26 |
| 고래의 '특별한 선물'🎁: 똥과 오줌이 바다 살리고 탄소 저장까지? (feat. 인공 고래똥) (61) | 2025.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