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평화와 복종의 길: 알라, 꾸란, 그리고 무함마드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세계 주요 종교 중 하나이자, 어쩌면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슬람(Islam)'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뉴스나 미디어를 통해 단편적인 모습들을 접하곤 하지만, 그 본질적인 가르침이나 신앙의 모습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저 역시 이 글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배우고 느낀 점들이 많았습니다. 함께 이슬람의 핵심적인 믿음과 실천들을 차분히 들여다보며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알라'는 누구인가요? 이름 뒤에 숨겨진 깊은 의미
이슬람 신앙의 가장 근본적인 핵심은 '알라(Allah, الله)'에 대한 믿음입니다.
- '하나님'이라는 의미: '알라'는 아랍어로 '그 하나님(The God)'을 의미하는 고유 명사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과 달리, 이슬람만의 특별한 신을 지칭하는 이름이 아니라, 유대교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과 동일한 유일신을 뜻하는 아랍어 표현이죠.
- 절대적인 유일성 (타우히드, Tawhid): 이슬람 신학에서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바로 '타우히드', 즉 하나님의 절대적인 유일성입니다. 알라 외에는 다른 어떤 신도 존재하지 않으며, 그분은 아들을 낳거나 누군가로부터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 어떤 동반자나 닮은 존재도 없다고 믿습니다. 이는 이슬람 신앙의 가장 기초가 되는 고백입니다.
- 자비롭고 자애로우신 분: 꾸란의 각 장(수라)은 대부분 "자비롭고 자애로우신 알라의 이름으로(Bismillāhi r-raḥmāni r-raḥīm)"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이는 알라가 단순히 전능하고 심판하는 분일 뿐 아니라, 그 무엇보다 자비와 연민이 풍성한 분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격적인 신: 비록 형상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알라는 우주의 법칙 그 자체가 아니라, 창조하고, 듣고, 보고, 응답하는 인격적인 신으로 믿어집니다.
결국, 이슬람에서 말하는 알라는 온 우주를 창조하고 주관하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존재이자, 인간의 삶에 깊이 관여하며 자비와 정의로 다스리는 하나님을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예언자 무함마드: 신의 마지막 메신저
'무함마드(Muhammad, محمد)'는 이슬람에서 가장 중요하고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기독교에서 예수님을 신의 아들로 보는 것과는 달리, 무함마드를 신성시하지는 않습니다.
- 인간이자 예언자: 무함마드는 7세기 아라비아반도의 메카(Mecca)에서 태어난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40세경 알라로부터 첫 계시를 받아 예언자(나비, Nabi)이자 사도(라술, Rasul)로서의 소명을 시작했다고 믿습니다.
- 최후의 예언자: 이슬람에서는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예수 등 수많은 예언자들이 알라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보내졌다고 믿습니다. 무함마드는 그 예언자들의 사명을 완성하고 확증하는 '최후의 예언자'로 여겨집니다. 그의 이후에는 더 이상 예언자가 오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죠.
- 꾸란의 전달자: 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알라로부터 받은 계시, 즉 '꾸란'을 왜곡 없이 그대로 인류에게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 삶의 모범 (순나, Sunnah): 무함마드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가 묵인한 것들은 '순나'라고 불리며, 꾸란 다음으로 무슬림들에게 중요한 삶의 지침이자 모범이 됩니다.
무슬림들에게 무함마드는 알라의 말씀을 전하고 이슬람 공동체의 기틀을 닦은, 가장 위대한 인간이자 따라야 할 완벽한 모델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 꾸란: 단순한 경전을 넘어선 '읽어야 할 것'
'꾸란(Quran, القرآن)'은 이슬람의 가장 신성한 경전입니다. '읽다', '암송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에서 유래했듯, 그 자체로 '읽혀지고 암송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알라의 직접적인 말씀: 꾸란은 무함마드의 저작이 아니라, 알라께서 천사 가브리엘(지브릴)을 통해 무함마드에게 직접 내려주신 말씀을 아랍어로 기록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한 글자 한 글자가 신성하며, 원본 그대로 보존되었다고 여겨집니다.
- 삶의 모든 영역을 포괄: 꾸란은 단순히 종교적인 교리뿐만 아니라, 신앙, 윤리, 법률, 사회 제도, 개인의 삶의 지침 등 인간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114개의 장(수라, Surah): 꾸란은 총 11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여러 개의 절(아야, Ayah)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장의 길이는 매우 다양하며, 일반적으로 긴 장이 앞에, 짧은 장이 뒤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 아름다운 아랍어: 원전인 아랍어 꾸란은 그 문체가 매우 아름답고 시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번역본은 그 의미를 전달할 수는 있지만, 원전의 완전한 아름다움과 깊이를 담아내기는 어렵다고들 합니다.
무슬림들에게 꾸란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살아있는 알라의 말씀이자 삶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영원한 지침서로서 깊은 존경과 연구의 대상이 됩니다.
🙏 삶의 다섯 기둥: 무슬림의 신앙 실천
이슬람 신앙은 단순히 마음으로 믿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 행위를 통해 드러납니다. 이를 '이슬람의 다섯 기둥(Arkan al-Islam, أركان الإسلام)'이라고 부르며, 모든 무슬림의 기본적인 의무로 여겨집니다.
- 신앙 고백 (샤하다, Shahada): "아쉬하두 안 라 일라하 일랄라, 와 아쉬하두 안나 무함마단 라술룰라 (أشهد أن لا إله إلا الله وأشهد أن محمدا رسول الله)". 즉,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그분의 사도임을 증언합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이슬람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이 고백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선언하는 것이 무슬림이 되는 첫걸음입니다.
- 기도 (살라트, Salat): 하루 다섯 번, 정해진 시간에 메카의 카바(Kaaba) 신전을 향해 드리는 의무 기도입니다. 기도 전에는 '우두(Wudu)'라는 정결 의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합니다. 이는 알라와의 직접적인 교감이자, 일상 속에서 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 자선 (자카트, Zakat): 자신의 재산 중 일정 비율(보통 2.5%)을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는 의무적인 구제 기부입니다. 이는 부의 정화를 의미하며, 사회적 연대와 평등을 실현하려는 이슬람의 중요한 가치를 보여줍니다.
- 단식 (사움, Sawm): 이슬람력 9월인 '라마단(Ramadan)' 한 달 동안,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는 음식과 음료 섭취, 흡연, 성행위 등을 금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굶는 것이 아니라, 인내와 자기 절제를 배우고,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공감하며, 영적인 성찰을 통해 알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 성지 순례 (하지, Hajj): 모든 무슬림은 건강과 재정적 능력이 허락하는 한, 일생에 한 번은 이슬람력 12월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순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전 세계의 무슬림들이 한 곳에 모여 동일한 의식을 행하며 신앙 공동체(움마, Ummah)로서의 일체감을 확인하는 장엄한 경험입니다.
이 다섯 기둥은 무슬림의 삶을 지탱하고 신앙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 이웃 종교와의 관계: 같은 뿌리, 다른 시각
앞선 글들에서 살펴본 유대교, 기독교와 이슬람은 모두 아브라함이라는 공통의 믿음의 조상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하나님(알라)을 섬긴다는 점에서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로 묶입니다.
- 존중하는 예언자들: 이슬람은 유대교의 모세(무사)나 기독교의 예수(이싸)를 매우 중요한 알라의 예언자로 존중합니다. 특히 예수는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난 기적, 병자를 고치고 죽은 자를 살린 기적 등을 꾸란에서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 완성된 계시: 다만, 이슬람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경전(토라, 인질-복음서 등) 역시 본래는 알라의 계시였으나 시간이 흐르며 인간에 의해 변개되거나 불완전해졌다고 봅니다. 그래서 알라께서 최후의 예언자 무함마드를 통해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영원히 보존될 계시인 꾸란을 내려주셨다고 믿습니다. 즉, 이슬람은 이전 계시들을 대체하거나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완성하고 확증하는 마지막 종교라는 입장을 가집니다.
- 예수의 신성에 대한 차이: 기독교와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은 예수의 신성입니다. 이슬람은 예수를 위대한 예언자이자 메시아로 존경하지만, 하나님의 아들이나 신 자체로 보지는 않습니다. 이는 알라의 절대적 유일성(타우히드) 교리에 어긋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세 종교는 많은 부분을 공유하면서도, 핵심적인 부분에서 각기 다른 신학적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상호 존중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깐! 수니파? 시아파?) 이슬람 내부에도 여러 종파가 있지만, 가장 큰 두 흐름은 수니파(Sunni)와 시아파(Shia)입니다. 이 둘의 분열은 근본적인 교리의 차이라기보다는, 예언자 무함마드 사후에 누가 공동체의 지도자(칼리파/이맘)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치적 견해 차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수니파는 무함마드의 동료이자 장인인 아부 바크르를 초대 칼리파로 인정하고 이후 합의에 의해 선출된 칼리파들의 정통성을 따르는 반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와 그의 직계 후손만이 정당한 지도자(이맘)가 될 자격이 있다고 믿습니다. 현재 전 세계 무슬림의 약 85~90%가 수니파에 속합니다.
🌙 이해를 향한 걸음: 평화와 공존의 길을 찾아서
'이슬람'이라는 단어는 '복종', '순종'이라는 의미와 함께 '평화'(살람, Salam)라는 단어와 같은 어원을 공유합니다. 즉, 알라의 뜻에 온전히 순종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고, 나아가 정의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이루는 것을 지향하는 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실 속 이슬람 세계는 다양한 문화와 역사, 정치적 상황 속에서 복잡하고 다층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때로는 일부 극단주의 세력의 폭력적인 행위가 이슬람 전체의 이미지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에 살펴보면서 느낀 것은, 이슬람의 근본 가르침 자체는 유일신에 대한 경외와 복종, 개인의 영적 성찰, 그리고 공동체 내의 연대와 자선, 정의와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종교나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섣부른 편견이나 단정보다는, 그들의 핵심 가르침과 다양한 모습들을 열린 마음으로 알아가려는 노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작은 걸음들이 모일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평화와 공존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