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릴 핏(Fiit)의 역사 속에는 '캡슐 없는 순수 멘솔'이라는 독보적인 컨셉으로 등장했다가 짧은 생을 마감한 전설적인 스틱이 있습니다. 바로 '릴 핏 아이싱(lil Fiit ICE+ING)'입니다.
강력한 쿨링과 타격감으로 소수의 마니아들에게는 '인생 스틱'으로 불렸지만, 결국 단종의 길을 걷게 된 비운의 제품. 오늘은 이 '핏 아이싱'이 어떤 매력과 한계를 가졌었는지, 그 마지막 기록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캡슐 없는 멘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전략?
'핏 아이싱'의 가장 큰 특징은 캡슐이 없는 '논캡슐(Non-Capsule)' 멘솔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캡슐 스틱이 주력이었던 릴 핏 라인업에서 이는 꽤나 이례적인 시도였죠.
이는 아마도 KT&G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협력하여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서, 캡슐 담배 규제가 심한 국가들을 겨냥해 내놓은 전략적인 제품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이 특징은 단점이 되기도 했는데, 팩을 열면 강한 멘솔향이 바로 퍼져 나와 주머니에 넣고 다닐 경우 향이 꽤 많이 새어 나온다는 불평이 있었습니다.
맛의 정체: 단맛을 뺀 '핏 체인지'의 강화 버전
'핏 아이싱'의 맛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방법은 '캡슐을 터뜨린 핏 체인지에서 단맛을 빼고 모든 것을 강화한 버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 향과 맛의 뉘앙스: '핏 체인지'가 페퍼민트의 부드러움을 가졌다면, '아이싱'은 스피어민트의 더 날카롭고 쏘는 듯한 향이 강합니다. 단맛이 거의 제거되어, 연초 '세일럼(Salem)'보다는 '쿨(KOOL)'에 가까운 드라이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죠. '히츠 그린'과도 유사한 계열이지만, 그보다 더 정돈되고 깔끔한 멘솔 맛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 찐내 감소: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종이 찐 맛'이 비교적 적게 느껴져, 순수한 멘솔의 감각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압도적인 쿨링 타격감: 목이 따가울 정도의 시원함 🥶
'핏 아이싱'의 존재 이유는 바로 이 한 단어로 요약됩니다. '압도적인 쿨링 타격감'.
이 제품은 핏 라인업 전체를 통틀어, 그리고 당시 출시된 모든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쿨링감과 타격감을 자랑했습니다. 그 강도는 연초 멘솔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죠.
어찌나 강했던지, "연달아 피우면 목이 따가울 정도"라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이는 강력한 자극을 원하는 '멘솔 헤드'들에게는 최고의 찬사였지만, 부드러운 멘솔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는 넘기 힘든 진입장벽이 되기도 했습니다.
핏 아이싱, 누구를 위한 스틱이었나?
'핏 아이싱'은 명확한 타겟을 가진, 전문가용 스틱에 가까웠습니다.
👍 BEST FOR:
- 강력한 타격감과 쿨링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분: 이 분야에서는 대체재가 없을 만큼 독보적이었습니다.
- 멘솔의 단맛을 싫어하는 분: 다른 멘솔 스틱의 미미한 단맛조차 싫었던 분들에게는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 연초 '쿨(KOOL)' 같은 강력한 멘솔 담배 사용자: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오면서 느꼈던 멘솔의 아쉬움을 가장 잘 달래줄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 MAYBE NOT FOR:
- 부드럽고 은은한 멘솔을 선호하는 분.
- 캡슐을 터뜨리는 재미와 가향을 즐기는 분.
- 강한 목의 자극에 민감하신 분.
최종 결론: 굿바이, 아이싱: 짧고 강렬했던 '진짜 멘솔'의 추억
'릴 핏 아이싱'은 '순수한 멘솔의 강력한 한 방'이라는 목표를 향해 순수하게 돌진했던, 매력적인 스틱이었습니다. 단맛과 불필요한 향을 덜어내고 오직 쿨링 타격감에만 집중한 그 뚝심은 많은 마니아들을 만들어냈죠.
비록 지금은 단종되어 만날 수 없지만, '핏 아이싱'은 캡슐 없이도 연초 멘솔에 가장 근접했던, 궐련형 전자담배 멘솔의 역사에 짧지만 강렬한 획을 그은 제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 짜릿했던 시원함이 그리운 분들이 분명 계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