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무섭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흉흉한 청소년 범죄 뉴스를 접할 때마다, 우리는 분노하며 더 강력한 처벌을 외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왜 범죄의 수렁에 빠지게 되었는지, 그 이면을 들여다본 적 있으신가요? 여기, 차가운 법의 잣대가 아닌 뜨거운 사랑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아픔을 보듬는 한 목사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임윤택 목사의 <다시 아빠 해주세요!>입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아이들을 향한 비난과 처벌만으로, 과연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
📖 "사건이 아닌 사람이 보입니다"
임윤택 목사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청소년회복센터(그룹홈)'를 운영하며, 소년원을 갈 위기에 처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 온 분입니다. 그는 소년들의 범죄 기록을 볼 때와, 실제로 아이들을 만났을 때의 간극에 종종 놀란다고 말합니다. 흉악한 범죄 기록 뒤에는 너무나 앳되고 해맑은 얼굴의 아이가 서 있기 때문이죠.
저자는 강조합니다. 소년들의 문제를 '범행(犯行)'이 아닌 '비행(非行)'의 시각에서, '처벌(處罰)'보다는 '교정(矯正)'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요. 아이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래서 이렇게까지 되었구나,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에 미안함마저 든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잘못이 분명 존재하지만, 결코 아이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죠.
💔 "나쁜 아이들 뒤에는 나쁜 어른이 있습니다"
이 책이 가장 날카롭게 고발하는 것은 바로 '나쁜 어른들'의 존재입니다.
"술과 담배에 찌든 아이들이 있지만 그들에게 술과 담배를 파는 어른들이 있고, 남녀혼숙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그들에게 방을 내어주는 숙박업자가 있고, 조건만남·성매매를 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그들을 상대로 성매수를 하는 어른들이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사연은 차마 읽기 힘들 정도로 가슴 아픕니다. 가정 해체와 폭력에 내몰린 아이, 친구의 협박에 성매매를 강요당한 아이, 왕따와 괴롭힘 끝에 범죄에 연루된 아이... 보호받지 못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린 아이들의 현실은, 결국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과 다르지 않습니다.
✨ "다시 아빠 해주세요" - 희망을 보았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있습니다. 책 속에는 아이들을 돕는 따뜻한 어른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언제든 찾아오라며 맛있는 밥을 내어주는 식당 사장님, 대가 없이 변론을 해주며 "나중에 너도 다른 사람을 도우라"고 말하는 멋진 변호사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 중심에는 네 자녀의 아빠이기도 한 임윤택 목사와 그의 아내가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 <다시 아빠 해주세요!>는, 센터를 이탈해 결국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 한 아이가 보내온 편지의 한 구절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비록 잠시 어긋났을지언정,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남아있다는 증거겠죠. ❤️
마무리하며
<다시 아빠 해주세요!>는 갈수록 흉포해지는 청소년 범죄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동시에, 그들을 구렁텅이에서 건져 올릴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랑'과 '관심'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모든 어른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연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나쁜 어른'입니까, 아니면 넘어진 아이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주는 '좋은 어른'입니까? 그 아이들을 비난하기 전에, 우리 자신의 모습을 먼저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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